경의선 숲길 걷기 (공덕역-서강대역. 약 4km)
공덕역 1번 출구에서 진행 방향으로 조금 더 걸어간 뒤 왼쪽 길로 들어서면 경의선 숲길이 시작된다. 지상으로 다니던 기차를 볼 수 없는 것은 아쉽지만 지하 화해서 지상을 공원화한 아이디어와 대역사(大役事)에는 감사할 수밖에 없다. 공덕역 쪽에는 좌우로 높은 건물(상업공간과 주거공간이 병존)이 올라가 있지만 대흥역과 서강대역으로 가다 보면 숲길 공원 주변에는 야트막한 예전 건물들이 나란히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예전의 용도로 계속 사용되고 있는 건물은 별로 없을 것 같다. 공원 쪽으로 문을 낸 주점, 음식점, 카페들이 제각각 개성 있는 모습으로 도심 산책을 즐기는 걷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봄이 오면서 평일 저녁에도 숲길은 꽤 붐빈다.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도 많고 가족단위의 산책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작정하고 러닝을 하는 사람도 있고. 걷는 사람인 나는 타인의 이동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나름의 페이스로 걷는다. 공덕역에서 대흥역(5호선) 방향까지 걸어오다보면 횡단보도를 하나 만나게 된다. 오른쪽으로 직진하면 이화여대가 나오는 마포세무서 사거리이다. 그 길을 건너면 약간의 경사로가 나오고 이내 평지가 이어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간은 오른쪽으로 보면 우리은행이 보이는, 서강대학교가 시작되는 구간의 숲길이다. 숲길 가까이에 건물이 없는 구간, 시야가 갑자기 트이는 곳이다. 주차장과 서강대역 광장 덕분이다. 주차장 입구로 들어가는 길을 건너면서 오른쪽을 바라보면 베트남 쌀국수집 포옹남 신수점 간판이 보인다. 야외 식사자리 공간이 있어 쌀국수 식당을 빛나게 하는 입지이다. 늘 북적이는 곳이라 언젠가 꼭 가 보리라는 다짐을 한다. 가격도 적절하고 무엇보다 호평일색이라 기대감이 더해진다.
서강대역 광장을 지나면 홍대쪽이랑 연결되는 나무다리가 나온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창전 사거리 모습도 나쁘지 않다. 홍대입구까지 가려고 했지만 조금 피로감이 있어 다리에서 돌아왔다.
'걷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로구 재동, 계동, 익선동 저녁길 걷기 (0) | 2022.04.21 |
---|